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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처음이라: 30대 청춘의 현실적인 고민과 계약 결혼 로맨스

by 루다 2025. 12. 11.

이번 생은 처음이라: 30대 청춘의 현실적인 고민과 계약 결혼 로맨스

《이번 생은 처음이라》(Because This Is My First Life)는 2017년 tvN에서 방영된 월화 드라마로, 윤난중 작가가 극본을 맡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집을 가진 남자 남세희(이민기 분)와 집이 없는 여자 윤지호(정소민 분)'하우스 메이트'로서의 필요에 의해 '계약 결혼'이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작품은 30대가 되어도 여전히 결혼, 연애, 내 집 마련, 직업 안정성 등 삶의 모든 것이 서툰 이 시대 청춘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며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남세희와 윤지호 커플을 중심으로, 30대 세 여성(지호, 수지, 호랑)의 각기 다른 삶의 형태와 연애관을 병렬적으로 보여주며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했습니다. 담백하면서도 철학적인 대사와 현실적인 문제 의식으로 방영 당시 많은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손꼽혔습니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포스터
<이번 생은 처음이라> 포스터


Ⅰ. '계약 결혼'이라는 현대적 실험: 하우스 메이트의 동거 로맨스

 드라마의 핵심 서사는 '계약 결혼'이라는 설정에서 시작됩니다. IT 회사 팀장인 남세희는 오직 안정적인 주거 생활과 대출 상환이라는 '경제적 효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초절정 개인주의자입니다. 그는 집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세입자를 구하는데, 이 세입자가 바로 작가 지망생인 윤지호입니다. 윤지호는 서른 살에 고향에서 상경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국 '집'이라는 안정적인 공간을 잃고 떠돌게 됩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필요(세희에게는 대출 이자 분담 및 하우스 메이트, 지호에게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주거 공간)에 의해 연애 감정 없이 오직 실용적인 목적으로 법적 부부가 되는 '계약 결혼'을 감행합니다.

 

 이러한 계약 결혼은 현대 사회에서 점차 중요성이 커지는 '경제적 안정'과 '주거의 문제'가 결혼이라는 전통적 제도를 어떻게 대체하거나 변형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실험입니다. 두 주인공은 결혼 생활을 철저히 계약서에 명시된 규칙과 의무에 따라 이행하려 노력하며, 이는 기존 드라마의 클리셰적인 '운명적 사랑'과는 거리가 먼, 지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관계를 구축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성적 틀 속에서도, 함께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순간의 공감과 위로, 그리고 상대방의 낯선 모습에 대한 인간적인 호기심이 서서히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발전해 나갑니다. 드라마는 이 과정을 매우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사랑 없이 시작된 결혼이 진짜 사랑을 배우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형태의 로맨스를 제시합니다. 이들의 계약 결혼은 2030세대의 결혼관과 주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Ⅱ. 윤지호와 남세희: 이성적 개인주의자들의 감정 학습기

 남세희와 윤지호는 겉으로는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른 형태의 '이성적 개인주의자'로서 그려집니다. 남세희는 데이터 분석과 효율을 최우선으로 하며, 타인의 감정에 무심하고 자신의 감정 표현에도 서툰 인물입니다. 그는 '감정의 소비'를 최소화하려는 극단적인 합리주의자로, 그의 삶은 완벽하게 계산된 루틴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반면, 윤지호는 낭만을 꿈꾸던 작가 지망생이었지만, 현실에 부딪히며 사회의 부조리와 개인의 한계를 이성적으로 직시하게 된 인물입니다. 그녀는 겉으로는 차분하지만 내면에는 따뜻한 감성과 용기를 품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 발전은 마치 '감정 학습 과정'과 같습니다. 감정 자체를 배제하려던 남세희는 윤지호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비로소 연애의 비합리성, 질투, 그리고 책임감 같은 복잡한 감정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남세희가 지호의 상처를 알게 되면서 드러내는 서툰 배려와 헌신은 그의 이성적인 벽을 깨고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줍니다. 윤지호 역시 남세희와의 관계를 통해 타인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삶을 온전히 책임지고 결정하는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그녀는 남세희와의 안정된 동거 생활을 기반으로, 잊고 있던 작가라는 꿈에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습니다.

 

 이 드라마는 두 주인공의 관계를 통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단순한 사랑의 결실이 아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개인의 삶과 경계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삶을 만들어가는 지난한 노력과 학습의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남세희와 윤지호가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결혼'이라는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시청자들에게도 진정한 관계의 의미와 자아실현의 가치에 대해 깊은 성찰을 유도합니다.


Ⅲ. 30대 여성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연대: 청춘의 자화상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주인공 윤지호 외에도 그녀의 30대 친구들인 우수지(이솜 분)양호랑(김가은 분)의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배치하여, 이 시대 30대 여성들이 겪는 직업, 연애,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다각도로 조명합니다. 이 세 친구의 이야기는 마치 30대 여성들의 자화상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1. 우수지: 성공과 결혼의 딜레마

 우수지는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려는 커리어우먼으로, 회사 내 성차별과 유리천장에 맞서 싸웁니다. 그녀는 결혼을 '성공적인 삶의 부록'으로 여기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연인 마상구(박병은 분)와의 관계에서도 비혼주의와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합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일과 사랑, 그리고 독립적인 여성으로서 사회적 압박에 저항하는 모습을 통해 현대 여성의 고민을 상징합니다.

2. 양호랑: '남들이 하는 보통의 삶'에 대한 갈망

 양호랑은 오랜 연인과 결혼하여 '남들처럼 평범하고 안정된 가정'을 꾸리기를 갈망하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연인과의 오랜 관계가 현실적인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겪는 좌절감과, 사회가 요구하는 '결혼 적령기'에 대한 압박감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호랑의 갈등은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진 이들의 고민을 대변합니다.

 이 세 친구는 각기 다른 삶의 형태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를 지지하고 연대하며 어려운 순간을 함께 헤쳐나갑니다. 드라마는 이들의 연대를 통해 '인생의 고난과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다'라는 위로와 공감을 전달합니다. 결국 이들의 이야기는 이 시대 30대가 겪는 불안정성과 미숙함,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생은 처음이기에 누구나 서툴 수밖에 없다'는 따뜻한 메시지로 귀결됩니다.


현실을 넘어선 진정한 관계의 의미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집을 구하기 위한 계약 결혼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설정을 통해, 30대 청춘들이 겪는 주거, 직업, 결혼에 대한 고민을 담백하게 풀어내면서도, 결국 이성적인 관계를 넘어 진정한 사랑과 자아를 발견하는 성장의 과정을 보여준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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