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미생: 완생으로 나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by 루다 2025. 12. 21.

미생: 완생으로 나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Misaeng: Incomplete Life)는 2014년 tvN에서 방영된 20부작 금토 드라마입니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김원석 PD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바둑이 인생의 전부였던 청년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 입단에 실패한 후, 종합상사 '원인터내셔널'에 인턴으로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드라마의 제목인 '미생(未生)'은 바둑 용어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히 살지 못한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장그래를 비롯한 모든 직장인들의 불완전하고 고군분투하는 삶을 상징합니다. 화려한 연애나 막장 요소 없이 오직 직장인들의 현실과 애환을 담담하고 섬세하게 그려내며 '미생 신드롬'을 일으켰고, 수많은 시청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습니다.

<미생> 포스터
<미생> 포스터


Ⅰ. 드라마의 핵심 콘셉트: 바둑과 오피스 라이프의 교차

《미생》은 바둑을 인생과 직장 생활의 비유로 활용하는 독특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장그래는 프로 바둑 기사를 꿈꾸었으나 좌절하고, 그의 바둑 실력과 관련된 통찰력은 그가 낯선 직장 세계를 헤쳐나가는 '인생의 수'를 두는 방식이 됩니다.

  • 미생(未生)과 완생(完生): 드라마는 장그래가 바둑의 미생 상태처럼 아직 완벽하게 '살아있지 못한' 사회 초년생의 상태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목표는 직장이라는 거대한 바둑판에서 인정받고 생존하여 '완생(完生)'의 삶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 바둑 용어의 활용: 장그래는 업무를 처리하거나 인간관계를 맺을 때 바둑의 수읽기, 포석, 끝내기 등의 개념을 적용합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장그래의 상황과 심리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하는 동시에, 복잡한 회사 생활을 전략적이고 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장그래는 경력 단절과 낮은 스펙으로 인해 회사 내에서 '낙하산'으로 불리며 차가운 시선을 받습니다. 그는 직장 내의 복잡한 역학 관계, 비즈니스 매너, 그리고 비정규직의 한계 등 현실적인 벽에 끊임없이 부딪힙니다. 하지만 그는 바둑을 통해 배운 성실함, 끈기, 그리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원인터내셔널'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 드라마는 장그래의 성장을 통해, 경험이나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태도와 진정성임을 강조하며, 모든 미생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


Ⅱ. 장그래와 오상식: 사수가 된 사원과 사원이 된 인턴의 성장

《미생》의 서사는 장그래와 그의 직속 상사인 오상식 차장(이성민 분)의 관계를 중심으로 깊이를 더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사수-후임 관계를 넘어,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고 성장시키는 멘토-멘티 관계를 구축합니다.

  • 오상식 차장: 영업 3팀을 이끄는 오상식은 워커홀릭에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으로는 따뜻한 인간미와 정의감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비록 장그래를 탐탁지 않게 여기지만, 장그래가 가진 순수함과 끈기를 인정하고 그를 '내 새끼'처럼 보호하고 가르칩니다. 오 차장은 회사 내의 부조리함과 싸우면서도, 팀원들에게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이 시대의 지친 직장인들을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 장그래의 영향: 장그래는 오 차장에게 순수성과 초심을 되찾게 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오 차장은 장그래를 통해 잊고 있던 업무에 대한 열정과 인간에 대한 신뢰를 되찾고, 다시 한번 회사의 부조리함에 맞설 용기를 얻습니다.

오 차장의 명대사 "나쁜 바둑은 없어. 졌을 뿐이지."나, 장그래에게 건네는 "수고했다는 말, 나쁘지 않다." 등의 대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직장 생활의 고단함 속에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수직적인 회사 문화 속에서도 인간적인 연대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핵심적인 감동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드라마는 장그래의 시선을 통해 직장인들의 현실적인 애환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나 홀로 고군분투하는 것이 아닌, 함께 나아가는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장그래가 오 차장, 김동식 대리(김대명 분)와 함께 영업 3팀이라는 '작은 완생'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위로를 선사했습니다.


Ⅲ. 인턴들의 생존 경쟁과 직장인들의 애환: 현실의 공감

《미생》은 장그래 외에도 그와 함께 입사한 인턴 동기들, 그리고 회사의 다양한 직장인 캐릭터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직장 생활을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1. 인턴들의 냉정한 생존 경쟁

 장그래의 동기들인 안영이(강소라 분), 장백기(강하늘 분), 한석율(변요한 분)은 각각 엘리트, 원칙주의자, 능글맞은 인물 등 다양한 배경과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함께 과제를 수행하며 우정을 쌓기도 하지만, 결국 정규직 전환이라는 냉정한 목표 앞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고스펙의 여성 인턴인 안영이가 회사 내의 성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우는 모습은 한국 직장 여성들의 현실적인 고충을 대변하며 깊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2. 직장인들의 다양한 애환

 드라마는 주연 외에도 **선차장(신은정 분)**의 워킹맘으로서의 고충, 김동식 대리의 성실하지만 평범한 가장의 모습, 최전무(이경영 분)로 대변되는 회사 내의 권력 다툼과 비리 등, 직장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폭넓게 다룹니다. 드라마는 이들의 삶을 엿보면서 '회사란 무엇인가', '일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미생》의 가장 큰 힘은 지나친 미화 없이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낸 것에 있습니다. 비현실적인 로맨스나 성공담 대신, 책상 위에서 밤을 새고, 보고서에 매달리고, 상사에게 혼나고, 동료에게 위로받는 지극히 일상적인 직장 생활을 보여줍니다. 이는 "내 얘기인 줄 알았다"는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이끌어냈으며, 드라마 방영 후 직장인들 사이에서 많은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결론: 우리 모두의 불완전한 삶에 대한 찬가

《미생》은 바둑이라는 독특한 비유를 통해 고군분투하는 사회 초년생 장그래와 그의 동료들, 그리고 직장 상사들의 현실적이고 애환 가득한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휴먼 오피스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는 경쟁 사회 속에서 아직 '완생'이 되지 못한 모든 '미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공감을 선사한 드라마입니다.

반응형